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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워크룸작당


위치: 전남 목포시 안장산로 17-7
총층: 1층
대지면적: 43㎡ (목포시 지적경계측량값 78㎡으로 조정 예정)
건축면적: 36.44㎡ (실측면적 45㎡)
매매가: 9천만 원
용도: 근린생활시설
입주: 협의 가능
방 수 및 욕실
- 1층: 방2, 거실, 주방, 욕실, 마루
방향: 서향(거실 기준)
교통: 시립도서관 버스정류장에서 도보 3분
난방(방식/연료): 기름보일러(전방 50미터에 도시가스배관)
주차: 없음(이면도로 주차 가능)
주구조: 블록조
사용승인: 1983년 10월 17일
리모델링: 2017년
설계자: 지온건축

- 기본옵션
거실벽면형 에어컨 1대
게스트룸 붙박이장
싱크대 하부장
현관 스마트도어락



고구마 사러 갔다가 집을 산 사람
나는 목포시 용당동에 맛이 기가 막힌 해남화산 밤고구마를 산지 직송으로 파는 집이 있다고 하여 지인들에게 보낼 고구마를 사러 나갔다. 고구마를 고르고 나서 휙 둘러보니 창고 뒤 사장님 집이 작은 안마당이 있는 한옥이면서 동네가 아담하길래 집도 좋고 참 부럽다고 말하니, 이게 뭐가 좋아 보이냐고 웃으신다. 그러면서 이 동네가 다 이런 집들인데 둘러보면 내놓은 집도 있을 거라고 하시고는 손가락으로 뒷집을 가리켜, 저 집도 한 영감님이 이번에 사서 고치던데 하며, 다 허물어져가는 집이라 싼 값에 샀다고 일러주셨다.
고구마를 샀으면 집으로 가야지 나는 왜 엉뚱하게 집을 보러 갔을까? 뒷집. 영감님이 고치던 그 허물어져 가는 집은 정말 곯아있었다. 한군데도 성한 데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왠지 이 집은 어딘가 매력이 있었다. 안방 창문에서 멀리 유달산이 한 조각이 보이고, 삼각형 대지에 집이 앉혀진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삼각형 경사지에 자리한 가난한 집. 그런데 이 집이 왜 그리 귀엽고 마음에 들던지... 팔 생각도 없는 영감님 옆에 쭈구리고 앉아 나는 흥정을 시작했다. 영감님은 (나중에 알고 보니 잔금이 없어 꽤나 진땀 빼고 계셨던 것 같다) 애물단지 같은 폐가가 팔리겠다 싶으니 살짝 기대를 하신 듯. 나에게 살 가격을 말하라고 하신다. 내가 집을 사봤어야지. 원래 사고파는 걸 이렇게 하는 건가?
어찌되었든 이런저런 과정 끝에 그 날 2시간만에 이 집을 덜컥 사버렸다. 물론 오랫동안 작업실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기다림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반짝하고 만난 노란 담벼락의 쓰러져가는 집에 반해서였다. 그리고 나는 건축가니까! 고쳐 쓸 자신이 있어서였다.

이렇게 낡고 작은 집은 나에게 왔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서향의 작은 집. 이 동네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퍽퍽하게 살았을 법한 모양새에 낡은 창틀과 곰팡이와 갈라진 바닥이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나 이 집의 매력은 아주 많다. 우선 창밖 풍경이 다채롭다. 창문을 열면 문태고등학교 사이로 멀리 유달산이 보인다. 비뚤거리는 골목 덕분에 동네 지붕들의 기울기도 재미있다. 집짓기 어려운 손바닥만한 이웃집 땅 주인이 가꾸는 텃밭은 늘 푸른 정원이다. 서향집에서 보는 일몰의 하늘빛은 컬러가 예술이다. 주변 나대지에 오래된 나무와 함께 사는 새소리도 마음을 정겹게 만든다. 집의 넓이나 높이나 향이나 구조는 아주 형편없지만 그래도 이 집은 내 작업공간으로 충분히 자랑할 만하다.

집고치기 시작. 집고치기는 시작이 반이 아니고 철거가 반!
폐기물은 생각한 것보다 두 배. 인력을 불러서 일시키다가는 아주 속이 터진다. 구조는 아무리 찾아 봐도 없다. 시멘트블록이 구조인 집이라니. 반자를 헐고 대들보를 보니 더 허망하네. 굴러다니는 각목과 그나마 산에서 해 온 긴 나무로 만들어진 목구조. 그래도 멋진 상량의 문구 1975. 목구조를 드러내느냐 덮느냐를 한 달 고민하고 목구조 노출을 포기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선택.
구조보강, 단열, 외장, 방수.... 모든 공정이 들어간다. 집수리가 아니라 집짓기 같은데... 앗! 정화조도 없다. 갑자기 토목 공사. 집은 시멘트블록조인데 정화조는 콘크리트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지 그것이 디자인
낮은 문틀, 옛집의 하나 남은 흔적. 낮은 문틀과 창틀을 남기고 낮은 자세로 일하는 겸손한 집. 내부의 오래된 흔적을 프레임처럼 남기고 흰색으로 칠하기. 내가 남기고 싶은 부위는 마스킹 테이프 붙여주면 왠지 예술가가 된 느낌. 바닥, 벽, 천정 단열은 아낌없이, 따뜻한 작업실을 위해 온수온돌 선택. 돈 없으면 장판을 깔자. 전등은 주백색. 가장 사치스러워도 될 것은 손이 닿는 가구. 작업공간에서는 작업을 위한 설비(전기/콘센트)가 중요하다. 작은 집은 동선과 수납을 고려한 세밀한 맞춤가구가 필요하다. 낡은 집을 고치는 마음가짐. 낡은 집의 수리는 과감하면서도 섬세하게. 버릴 것, 남길 것, 개선할 것 적절히 분배하기. 수직수평에 연연하지 말기. 거친 것과 반듯한 것이 자유자재로 만나도록 둘 것. 마음의 여유를 가질 것. 나무는 틀어지고 쇠는 녹슬며 페인트는 벗겨진다. 재료는 변한다. 고로 존재한다.

작업실에서 에어비앤비로
이렇게 2016년부터 건축가의 작업실로 사용하다가 작업실 이전 후에는 에어비앤비 숙소로 전환하여 운영 중이다. 작업실을 만들 때 다른 용도로의 전환을 고려하였으나 숙소 전환 후 외부화장실이 게스트에게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외부화장실을 철거 후 실내와 연결된 지금의 좀 더 큰 세탁실 및 화장실로 개축하였다. 기존의 방3개와 부엌이 있는 구조에서 중간 벽을 헐고 방2개의 모양은 유지되어 있다. 기존 문짝을 떼어내고 커튼으로 공간을 구획하여 하나의 거실과 두 개의 업무, 침실 영역, 그리고 주방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3년간 에어비앤비 숙소 운영 중 알게 된 것들이 참 많다. 그래서인지 공간사업은 정말 재미있고 매력이 있다. 우선 게스트들은 대문을 지나 pvc샷시를 통해 집에 들어오는 구조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보안이 허술하거나 이상하다는 반응이 있어서 나는 그게 의아했는데 생각해보니 이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대문-현관-복도나 거실-방
이라는 구조에 너무 익숙해져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현관이 생략된 구조가 매우 낯설고 숙소로서는 조금 불안할 수 있겠다 싶다. 그러나 이런 구조의 특징은 중앙 거실에서 바로 외부 평상으로 나갈 수 있고 언제든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숙소운영 중 게스트가 남긴 ‘메모지’를 통한 소통.
작업실로 사용할 당시 가끔 목포를 찾아오는 지인들에게 침실로 제공했던 터라 그때 지인들이 남기고 간 쪽지가 있어 벽에 붙여놓았다. 숙소 세팅을 하면서 이런 메모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필통과 메모지를 두었는데 어느새 기존에 붙여놓은 벽면에 더 이상 붙일 수 없을 만큼 가득 차게 되었다. 나는 통장에 돈이 입금되는 것보다 숙소예약플랫폼에 별점과 후기가 남는 것보다 이 벽면을 채우는 새로운 메모가 더 기다려졌다.
왜일까 ? 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써놓고 가는 것일까?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이 글들은 내가 숙소운영을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고 지금의 젊은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추억을 팝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렇게 깨알 같은 추억의 공간을 ‘매매’하려고 한다. 그러나 떠나가는 것이 있다면 새로 만나는 것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좋은 주인을 만나기를 바라며 현실을 뛰어넘는 플랫폼, 초현실부동산에 문을 두드려본다.
처음 만날 땐 폐가였는데 어느 날 개과천선이 된 집, 새로운 주인을 만나 어떻게 사용될지 또 궁금한 집,
이 집을 판매하겠습니다.

written by 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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