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 디렉토리:
동네 의원
프로젝트
출판
2025
백색 형광등 불빛, 차가운 청진기, 싸한 알코올 냄새, 주사실에서의 통증, 그리고 수납대 위의 사탕까지…
익숙하지만 누구도 기록하지 않았던, 공동의 기억이 동네 의원에 있다.
2년간 전국을 답사해 만든 국내 최초의 의원 건축 아카이브.
『초현실 디렉토리 – 동네 의원』은 생활문화사와 건축사 사이에 놓인 이 작은 공간들의 가치를 새롭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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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와 탄성, 신음과 절규, 슬픔과 고통, 희망과 좌절 이 모든 감정을 한데 안고 있는 건축물이 있다. 병원이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도 십중팔구 병원이다. 세상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첫 공간도 병원이다. 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의 생애 속에서 병원은 다양한 감정선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곳이다.
특히 대형 종합병원, 대학병원이 아니라 동네에서 시시때때 방문하는 작은 병원은 우리 삶에서 뗄 수가 없다. 보통 ‘의원’이라고 분류하는 이곳은 그래서 여느 건축물처럼 규모와 용도로만 바라볼 수 없다. 한 사람의 성장과 생애 가운데 서있고, 때론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고, 민간 개인의 소유라 하더라도 모종의 공공성을 갖는다.
오래된 건물과 그곳만의 기억을 캐고 기록하는 ‘초현실부동산’이 동네 의원에 관심을 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오래되었지만 듬직한 건물을 기웃거리다 보니 자꾸 눈에 들어온 게 바로 동네 의원 건물이었다. 서산부인과, 서내과의원, 유명숙산부인과의원 그리고 이름도 사연도 궁금한 수많은 공간들. 그러던 어느 날, 운영자 여섯 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가 던진 질문 하나가 이번 책의 시동을 걸었다. “근데 동네 의원이 왜 자꾸 우리의 레이더망에 들어오는 걸까? 혹시 다들 뇌리에 남아 있는 동네 병원 하나씩은 있지 않아?”
소규모 의원은 그 자체로 조금 특별한 생애주기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은 임대를 전제로 지어지기 마련이라, 건축적 정체성과 가치를 갖기 어렵다. 하지만 의원은 다르다. 개업 의사의 오랜 꿈과 자본, 그리고 미래를 담아 지어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임대 수익보다 짓는 이의 이상이 앞서는 건물들. 그래서인지 동네 의원 건물은 건축적으로도 특이성을 띠게 되고, 김중업이 설계한 서산부인과처럼 이름 있는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반대로 특별한 외형 없이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동네 풍경의 일부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초현실부동산이 이런 공간을 찾아 기록하고 공유하는 건, 근대건축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지역의 생활문화사를 되새기는 데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 믿는 마음에서다. 공간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각인된다. 그 시절 동네 의원에는 특유의 냄새와 차가운 진료기기, 기다림의 불안과 진료 후의 안도감, 때로는 (산부인과라면) 생애의 가장 벅찬 순간까지 함께 녹아 있다. 누구에게나 잊히지 않는 감각, 그 기억은 건물보다 오래간다.
『초현실 디렉토리』는 건물이 갖고 있는 기억을 헤집어 살피고, 현재의 변화와 의미를 기록해 가는 초현실부동산의 출판 프로젝트이다. 2021년 『초현실 디렉토리 - 페이지 명동』을 펴내면서 서울시 미래유산인 구 한국YWCA연합회관의 건축적 사회적 가치를 남기기도 했다. 이번 『초현실 디렉토리 – 동네 의원』은 하나의 건축물보다 사회적 가치를 갖는 특정 건축 유형에 관심을 두고 지난 2년여 동안 전국의 동네 의원을 직접 답사해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구매링크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447729
익숙하지만 누구도 기록하지 않았던, 공동의 기억이 동네 의원에 있다.
2년간 전국을 답사해 만든 국내 최초의 의원 건축 아카이브.
『초현실 디렉토리 – 동네 의원』은 생활문화사와 건축사 사이에 놓인 이 작은 공간들의 가치를 새롭게 비춘다.

환호와 탄성, 신음과 절규, 슬픔과 고통, 희망과 좌절 이 모든 감정을 한데 안고 있는 건축물이 있다. 병원이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도 십중팔구 병원이다. 세상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첫 공간도 병원이다. 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의 생애 속에서 병원은 다양한 감정선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곳이다.
특히 대형 종합병원, 대학병원이 아니라 동네에서 시시때때 방문하는 작은 병원은 우리 삶에서 뗄 수가 없다. 보통 ‘의원’이라고 분류하는 이곳은 그래서 여느 건축물처럼 규모와 용도로만 바라볼 수 없다. 한 사람의 성장과 생애 가운데 서있고, 때론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고, 민간 개인의 소유라 하더라도 모종의 공공성을 갖는다.
오래된 건물과 그곳만의 기억을 캐고 기록하는 ‘초현실부동산’이 동네 의원에 관심을 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오래되었지만 듬직한 건물을 기웃거리다 보니 자꾸 눈에 들어온 게 바로 동네 의원 건물이었다. 서산부인과, 서내과의원, 유명숙산부인과의원 그리고 이름도 사연도 궁금한 수많은 공간들. 그러던 어느 날, 운영자 여섯 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가 던진 질문 하나가 이번 책의 시동을 걸었다. “근데 동네 의원이 왜 자꾸 우리의 레이더망에 들어오는 걸까? 혹시 다들 뇌리에 남아 있는 동네 병원 하나씩은 있지 않아?”
소규모 의원은 그 자체로 조금 특별한 생애주기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은 임대를 전제로 지어지기 마련이라, 건축적 정체성과 가치를 갖기 어렵다. 하지만 의원은 다르다. 개업 의사의 오랜 꿈과 자본, 그리고 미래를 담아 지어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임대 수익보다 짓는 이의 이상이 앞서는 건물들. 그래서인지 동네 의원 건물은 건축적으로도 특이성을 띠게 되고, 김중업이 설계한 서산부인과처럼 이름 있는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반대로 특별한 외형 없이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동네 풍경의 일부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초현실부동산이 이런 공간을 찾아 기록하고 공유하는 건, 근대건축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지역의 생활문화사를 되새기는 데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 믿는 마음에서다. 공간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각인된다. 그 시절 동네 의원에는 특유의 냄새와 차가운 진료기기, 기다림의 불안과 진료 후의 안도감, 때로는 (산부인과라면) 생애의 가장 벅찬 순간까지 함께 녹아 있다. 누구에게나 잊히지 않는 감각, 그 기억은 건물보다 오래간다.
『초현실 디렉토리』는 건물이 갖고 있는 기억을 헤집어 살피고, 현재의 변화와 의미를 기록해 가는 초현실부동산의 출판 프로젝트이다. 2021년 『초현실 디렉토리 - 페이지 명동』을 펴내면서 서울시 미래유산인 구 한국YWCA연합회관의 건축적 사회적 가치를 남기기도 했다. 이번 『초현실 디렉토리 – 동네 의원』은 하나의 건축물보다 사회적 가치를 갖는 특정 건축 유형에 관심을 두고 지난 2년여 동안 전국의 동네 의원을 직접 답사해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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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빌딩
프로젝트
공간기획, 리모델링
2023
서울시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협소빌딩에 대한 리뉴얼 작업입니다. 6개층에 이르는 건물의 쓰임새와 프로그램을 리뉴얼하고, 각 층별로 콘셉트에 걸맞은 용도를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2층에 위치한 카페 카우치소셜에 대해서 공간디자인과 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카우치소셜은 미국 시트콤 문화를 바탕으로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로컬 라운지 형태의 카페입니다.

가회동 공간썬더
프로젝트
리모델링
설계 더사이 건축사사무소
2024
가회동 한옥마을에 있는 유일한 빨간색 벽돌 건물의 근대 가옥을 리모델링 하는 프로젝트였다. 도로와 인접한 마당에 작은 파빌리온을 증축하고, 1층은 전시공간, 2층은 주택으로 구성하였다. 설계는 초현실부동산 디렉터 이진오 건축사가 운영하는 더사이 건축사사무소에서 맡았다. (사진 김재경)
페이지명동
프로젝트
공간기획, 리모델링
설계 더사이 건축사사무소
2020
한국YWCA연합회관은 한국 여성운동사와 민주화의 상징적 장소로 서울시 미래유산 정치역사분과에 등재되어 있다. 건축가 차경순이 설계한 이 건물에는 1967년 준공(1969년 2개 층 수직 증축) 당시 지하에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식당과 주방, 매점, 다방이 있었고, 1층에는 로비와 집회 장소, 서비스 공간이 있었다. 3층 이상은 한국YWCA연합회 및 임대 사무실로 사용되었는데 추후 지상 12층까지 증축(8층 이상은 아파트)할 계획이 있었다. 1976년 지하층 용도 변경 이후 지하층과 지상 1층은 상업시설로 3층 이상은 소규모 업무시설로 임대되면서 역사성과 상징성이 퇴색되었다.
2020년부터 이 장소를 장기 임대한 더함은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사회적 역할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초현실부동산에 공간 기획과 설계를 의뢰하였다. 저층부는 상업과 복합문화공간 성격의 F&B 라운지로 프로그래밍한 후, 이웃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과의 공간적 연계, 출입구와 외부 계단의 추가를 통해 가로에서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식으로 완성됐다. 상부는 사회적 혁신가들이 모이는 비즈니스 커뮤니티 타운 성격의 업무공간, 옥상과 연계한 7, 8층 야외 루프탑을 통해 공공성을 회복하도록 하였다. 명동성당과 남산으로의 조망을 고려하되 입면의 건축적 원형을 유지함으로써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건물이 되도록 하였다. 평면계획에서는 중앙부에 있는 코어의 중심성을 강화하고 어메니티를 위한 설비의 현대화, 장애인의 접근성과 경관 조명을 추가하였다.
2020년부터 이 장소를 장기 임대한 더함은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사회적 역할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초현실부동산에 공간 기획과 설계를 의뢰하였다. 저층부는 상업과 복합문화공간 성격의 F&B 라운지로 프로그래밍한 후, 이웃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과의 공간적 연계, 출입구와 외부 계단의 추가를 통해 가로에서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식으로 완성됐다. 상부는 사회적 혁신가들이 모이는 비즈니스 커뮤니티 타운 성격의 업무공간, 옥상과 연계한 7, 8층 야외 루프탑을 통해 공공성을 회복하도록 하였다. 명동성당과 남산으로의 조망을 고려하되 입면의 건축적 원형을 유지함으로써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건물이 되도록 하였다. 평면계획에서는 중앙부에 있는 코어의 중심성을 강화하고 어메니티를 위한 설비의 현대화, 장애인의 접근성과 경관 조명을 추가하였다.
초현실 디렉토리:
페이지 명동
프로젝트
출판
2021
건축물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록이자 우리 모두의 기억이다. 그래서 우리는 중요한 사건과 역사를 장소나 건축물을 통해 기념한다. 장소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고 발전적 미래를 그리는 일이다. 이런 차원에서 ‘초현실부동산’은 하나의 건축물에 응집된 기억과 이야기를 헤집어 새로운 사실과 의미를 발굴하는 집단이다. 『초현실 디렉토리』는 이런 작업의 성과를 묶은 책으로, 그 첫 번째로 과거 한국YWCA연합회관이었던 ‘페이지 명동’을 조명한다.

